'2022 월드컵' 미국도 간절히 바란다
한국에서처럼 대단한 관심을 불러일으키지는 않지만 미국 축구계도 2일 결정되는 ‘2022 월드컵’ 개최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미국은 1994년 첫 월드컵을 개최했다. 그러나 당시 미국은 남자 축구의 변방이었다. 현재도 세계랭킹 1위인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1991년과 1999년 두 차례나 월드컵 우승의 쾌거를 이루며 먼저 빛을 봤다. 남자 축구도 1994년 전후로 여섯 차례나 연속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며 미국에 축구의 씨앗을 심었다. 16년째 메이저리그축구(MLS) 시즌을 치렀고 축구 전문 TV 채널이 3개나 된다. 그러나 여전히 이른바 ‘빅4’(풋볼·야구·농구·아이스하키) 프로 스포츠에 밀리고 있다. 미 축구계는 2022년 월드컵 개최가 다시 한번 붐을 일으켜 결국에는 프로 스포츠 ‘빅5’로 자리잡기를 기대하고 있다. AP 통신 보도에 따르면 국제축구연맹(FIFA)은 미국에서 2022년 월드컵을 개최하면 평균 관중이 7만6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1994년의 6만8991명을 능가할 전망이다. 미 축구계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까지 영입해 적극적인 로비활동을 펼쳤다. 최종 프리젠테이션에는 에릭 홀더 연방 법무부장관, 영화배우 모건 프리먼, 미국의 간판 선수 랜돈 도너반, 미 여자축구의 전설 미아 햄과 그의 남편이자 메이저리구야구 스타였던 노마 가시아파라 등도 나서 개최국을 결정하는 집행위원 22명의 표심을 흔들 계획이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미국 TV의 영어 중계로 본 시청자가 경기 평균 228만8000가구, 326만1000여명이었다. 4년 전 173만5000가구·231만6000명에 비해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결승전은 1555만명이 ABC 방송으로 봤고, 스페니시 채널 시청자도 882만명이나 됐다. 이는 평균 시청자가 1430만명인 메이저리그야구(MLB) 월드시리즈 보다 더 많다. 물론 시청자가 1억650만명인 미프로풋볼리그(NFL) 수퍼보울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이미 축구 저변은 튼튼해졌다는 지적이다. 유일한 미국인 FIFA 집행위원인 척 블레이저는 “더 이상 이런 설명을 하고 앉아 있을 필요는 없다”며 미국이 월드컵 개최지로서 손색이 없는 ‘축구 나라’라고 강조하고 있다. 김종훈 기자 kapsong@koreadaily.com